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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우승한 '컴퓨터 퍼트' 박인비]

프로처럼 2012. 7. 31. 12:26

29일(현지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특급대회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오른 박인비가 기뻐하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박인비(23)는 '세리 키즈'의 신화를 연 초기 멤버 중 한 명이다. 14년 전 박세리(35)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골프채를 잡았던 박인비는 아버지 박건규 씨를 따라 연습장을 다니며 골프 선수의 꿈을 키웠다. 

분당 서현초등학교 때는 각종 주니어대회에서 우승을 독차지했고, 2000년 겨울 처음 창설된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히며 엘리트 코스를 밟기 시작했다. 

죽전중학교로 진학한 뒤 제주도지사배 주니어선수권대회 중등부에서 우승한 박인비는 학업과 골프를 병행할 수 있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미국에서도 금세 두각을 나타냈다. 

2001년 주니어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32강에 올랐고 다음해에는 이 대회에서 14세의 나이로 정상을 차지했다. 

트로피를들고 기념촬영하는 박인비(AP=연합뉴스)

나이가 어려 LPGA 투어 진출이 늦어질 수도 있었으나 2006년 LPGA 투어 사무국이 2부투어(퓨처스 투어) 연령 제한을 만 18세에서 17세로 낮추면서 박인비는 한해 일찍 퓨처스 투어에 나갈 기회를 잡았다. 

이 해에 퓨처스 투어 상금 랭킹 3위에 오르며 2007년 LPGA 투어 출전권을 거머쥔 박인비는 2008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후 김주연(2005년), 지은희(2009년) 등을 덮쳤던 'US여자오픈 징크스'가 시작됐다.

2009년 출전한 10여 개의 대회 중 절반가량을 컷 탈락했고 2010년에는 KIA클래식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톱10안에 11번 들었으나 우승은 없었다. 

2010년에는 일본 무대로 눈을 돌려 올해까지 4승을 올렸지만 LPGA 투어와는 우승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해도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 4년 만에 우승을 노렸으나 연장전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브리타니 랭(미국)에게 우승컵을 넘겨줘야 했다. 

이번 에비앙 마스터스에서의 우승은 이러한 징크스를 깼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생애 두번째 LPGA 투어 우승을 거머쥔 박인비는 이번 대회 전까지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256야드 정도지만 퍼트가 정확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 

그린 적중률도 67%로 그리 좋지 않지만, 평균 퍼트 수는 28.5개로 1위에 올라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22개의 퍼트수를 기록하는 등 나흘 내내 컴퓨터 퍼트 실력을 뽐내며 정상의 고지를 밟았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