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Theory2012. 2. 15. 16:06

강심장 신지애도 울린 퍼팅의 과학
홀컵 중앙으로 굴러간다면… 초속 1.6m 넘으면 지나쳐
가장자리를 타고 흐를 경우… 속도 빠를수록 원심력 커져 돌아 나갈 가능성도 커

"홀컵이 1cm만 컸어도…." 지난 달 미 LPGA투어 KIA클래식 4라운드 18번홀에서 신지애의 1.2m 내리막 퍼팅이 홀을 돌아나왔을 때 이런 아쉬움을 느낀 팬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홀의 규격은 '직경 108㎜(4.25인치)에 깊이 101.6㎜(4인치) 이상', 공은 '직경 42.67㎜(1.680인치) 이상, 무게 45.93g(1.620온스) 이하'다.

홀컵을 향해 정확한 힘으로 공을 스트로크하면 약 46g의 공은 '중력의 법칙'에 따라 홀컵 안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어떤 때는 홀컵을 타고 돌던 공이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어떤 때는 돌아나온다. 또 홀컵 중앙으로 공을 치더라도 홀컵을 지나칠 때가 있다. 무엇 때문에 그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골프, 원리를 알면 10타가 준다'의 공동 저자인 물리학자 김선웅 고려대 명예교수는 "우선 46g의 공이 홀컵을 지날 때의 속도가 공에 작용하는 중력보다 크냐 작으냐를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공이 홀컵 중앙으로 굴러가더라도 공이 홀에 다다랐을 때 속도가 1.6m/s(1초에 1.6m를 간다는 뜻) 이상일 경우에는 홀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공이 전진하는 힘과 톱 스핀에 의한 힘이 46g의 공에 작용하는 중력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이는 PGA투어가 열리는 코스 조건에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나온 수치라고 한다.

공이 홀 가장자리(rim)를 타고 흐르는 경우에는 훨씬 복잡하다. 이때는 공이 가장자리를 타고 회전하면서 홀컵 바깥으로 나가려는 원심력과 홀컵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구심력이 발생한다. 원심력 때문에 공이 홀에 들어올 때의 속도가 1.6m/s보다 느린 1.2~1.4m/s만 돼도 공은 홀컵 바깥으로 나가게 된다.

홀컵을 따라 돌던 공이 홀 위에 멈춰 선 것처럼 보이다가 '툭' 떨어지는 경우는 구심력이 마지막에 승리하는 경우로 볼 수 있다. 공 속도가 빠를수록 원심력도 커지기 때문에 처음에 공이 홀컵 안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던 공이 튕겨 나가기도 한다. 내리막에서는 가속도까지 붙기 때문에 퍼팅 라인을 정확하게 읽지 못하면 성공 확률이 더 떨어진다.

실제 경기에서는 훨씬 더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홀컵이 약간 솟아오른 경우가 있고, 홀컵을 에워싼 잔딧결 방향이 다르고 잔디가 촘촘할 수도 있다. 또 공에 약간의 먼지나 이물질이 묻어도 공에는 큰 영향을 미친다.

전성기 시절 '퍼팅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최상호 한국프로골프협회 부회장은 "30cm 정도 홀컵을 지나가게 스트로크 하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는 통계가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 공 스피드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평지나 오르막에서의 짧은 퍼팅은 30cm를 지나가도록 과감하게 하는 게 좋지만, 내리막에 좌우 경사가 심할 경우에는 홀컵에 살짝 걸칠 정도로만 치는 게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골프전문사이트 골프닷컴에 따르면 프로선수의 1.5m 거리 퍼팅 성공률은 60% 안팎이고, 내리막에서는 50% 이하로 떨어진다고 한다. 그만큼 퍼팅은 골프에서 가장 까다로운 샷이다.

[출처] 스포츠조선 
Posted by 프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