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未來2011. 11. 30. 12:00

인터뷰-콘래드 울프람 울프람연구소 전략·국제담당 이사


2009년 영국 출신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울프람이 만든 ‘울프람알파’는 여러 모로 독특한 검색엔진이다. 우선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전통적인 검색엔진과 달리 웹 페이지를 검색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질문을 던지면 체계적으로 구축한 방대한 정보를 기초로 연산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제시한다. 중요도순으로 정렬된 링크 페이지가 아니라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주는 것이다. 울프람알파에 검색엔진 대신 ‘지식 엔진’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애플이 음성인식 개인 비서 서비스 ‘시리(Siri)’를 공개하면서 울프람알파가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시리가 사용자들의 질문 중 일부를 울프람알파를 통해 처리해 보여주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20세 물리학 교수’로 명성을 떨치던 스티븐 울프람 박사가 1987년 울프람연구소를 세워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할 때부터 그를 눈여겨봤다. 

스티브 잡스는 울프람연구소의 첫 제품이자 수학과 물리학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소프트웨어 중 하나가 된 ‘매스매티카’ 개발에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콘래드 울프람(41) 울프람연구소 전략·국제담당 이사는 “시리에 울프람알파가 포함된 것은 스티브 잡스가 준 마지막 선물”이라고 말했다. 콘래드 울프람 이사는 스티븐 울프람 박사의 친동생으로 그 역시 케임브리지대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했다. ‘글로벌 인재 포럼’ 참석 차 방한한 그를 지난 11월 1일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만났다.

약력:1970년 영국 옥스퍼드 출생. 케임브리지대 펨브룩 칼리지 물리학 및 수학 석사. 1991년 울프람연구소 유럽 대표(현). 1996년 울프람연구소 전략·국제 담당 이사(현).


애플이 시리에 울프람알파를 넣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시리는 새롭고 혁신적인 인터페이스입니다. 음성인식 기능이 있어 질문을 타이핑할 필요가 없어요. 궁금한 것을 그냥 말하면 됩니다. 애플의 관심을 끈 것은 울프람알파가 매우 구체적인 답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죠. 연산을 통해 질문에 딱 맞는 정확한 답을 줍니다. 이게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한 모바일 플랫폼에 잘 맞아요. 알고 싶은 것을 물으면 거기에 맞는 답을 바로 얻을 수 있거든요. 검색은 다르죠. 검색은 다른 사람을 위한 답변에서 찾아요. 당신의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이 이전에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찾는 거죠. 

트래픽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아이폰4S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엄청난 로드가 발생하고 있어요. 스티브 잡스가 준 큰 선물이죠. 스티브 잡스는 우리가 1988년 출시한 소프트웨어를 ‘매스매티카’로 이름 짓는데도 아이디어를 줬어요. 항상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죠. 울프람알파와 시리가 연결된 것이 그가 죽기 하루 전 공개됐습니다. 애플과 우리는 세계를 보는 방식에서 많은 것을 공유했어요. 훌륭한 디자인을 갈망하고 첫 번째 해법이 아니라 정확하고 옳은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어요. 제품을 쓰는 사용자들의 작업 흐름에도 크게 신경을 씁니다.

스티브 잡스가 울프람리서치에 투자했습니까.

우리는 비공개 기업입니다. 폐쇄적인 투자자 그룹을 갖고 있죠. 스티브 잡스가 직접 금전적인 투자를 하지는 않았지만 항상 큰 도움을 줬어요. 뛰어난 아이디어나 열정 같은 것들이죠. 내 형인 스티븐 울프람이 블로그에 스티브 잡스를 추모하는 글을 쓰기도 했어요.

스티브 잡스에 대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습니까.

얼만 안 된 일이에요. 매스매티카를 애플의 iOS 플랫폼에 실으려고 준비하고 있었죠. 애플이 iOS에 충분히 개발돼 안정된 기술만 넣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애플에서 ‘오케이’를 해야 하거든요. 그 일로 애플 실무자를 만나고 있는데 갑자기 스티브 잡스가 전화를 했어요. 전형적인 행동이죠. 그는 전화기를 들고 바로 전화를 걸어요. ‘우리는 절대적으로 iOS에 매스매티카가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그는 그것이 애플에, 그리고 교육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열정적으로 설명했어요.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 PC가 사람들을 가르치는 교육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봤어요. 

울프람알파 개발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했습니까.

현재 울프람연구소에 500여 명의 직원이 일합니다. 그 중 4분의 1 정도가 울프람알파팀이죠. 컴퓨터 프로그래머도 있고 여러 영역의 지식을 분류하고 수많은 정보 중 어떤 것을 보여줄지 결정하는 각 분야 전문가와 사서도 있어요. 인터페이스를 다듬거나 정보들을 연결하고 부드러운 작업 흐름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거든요. 울프람알파는 우리가 25년 동안 축적해 온 기술 위에서 탄생한 겁니다. 울프람알파는 매스매티카의 응용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매스매티카가 없으면 울프람알파를 만들 수 없어요. 우리가 지난 20~25년 동안 이룬 혁신이 없었다면 매스매티카도 존재할 수 없죠. 

기존 검색엔진과 어떻게 다릅니까.

예를 들어보죠. 영국과 덴마크의 인구밀도를 비교해 보려고 해요. 울프람알파에 질문을 입력하면 금방 일목요연하게 답이 나오죠. 덴마크의 인구밀도가 영국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죠. 구글로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해요. 한 나라의 인구밀도를 검색해 링크된 웹 페이지에서 수치를 확인하고 다른 나라도 똑같이 반복해 계산해야죠. 울프람알파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어요. 그냥 질문을 던지면 즉각 답이 나옵니다.

울프람알파는 어떻게 작동합니까.

웹 이전에는 기초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어요. 하지만 웹 이후에는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가 골칫거리죠. 정보의 가치를 평가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이 중요해졌어요. 우리는 세계 정보를 연산 가능한 형태로 체계화하는 것에서 기회를 발견했어요.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거죠. 

세계의 모든 정보를 연산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장기적인 프로젝트지만 궁극적으로는 가능하다고 확신해요. 오늘날 정부나 기업, 개인이 모두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갖고 있어요. 연산 가능한 정보의 가치는 갈수록 올라가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갈수록 가치가 떨어질 겁니다. 울프람알파는 다양한 영역의 정보를 끊임없이 체계화하고 있어요. 지리 정보에서 음식·과학·경제까지 거의 매일 새로운 영역이 추가 됩니다.

울프람알파가 구글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보십니까.

‘검색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콘퍼런스에 패널로 참석하곤 합니다. 나는 이게 잘못된 제목이라고 생각해요. 문제는 검색의 미래가 아니라 답변의 미래거든요.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답변 아닙니까. 검색은 이를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죠.
 
구글을 비롯한 검색엔진들이 그동안 많은 발전을 통해 정보에 접근하는 길을 넓혀줬어요. 하지만 그건 하나의 프로세스일 뿐이죠. 울프람알파는 전혀 다른 프로세스를 제시합니다. 둘은 각자 장점이 있어요. 상호 보완적이죠. 둘을 결합할 때 더 좋은 답을 얻을 수 있어요. 





장승규 기자 sjkang@hankyung.com·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Posted by 프로처럼